AI와 함께 복리로 성장하는 법: AI의 폭주를 막는 설계도_Plan Mode와 서브에이전트 전략 2

AI와 협업하며 가장 허망한 순간은 한참 동안 결과물을 만들어온 AI가 “사실은 우리 프로젝트 방향과 전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했음을 깨달았을 때이다.
보리스 체르니 워크플로우의 두 번째 단계는 AI의 성급한 실행을 억제하고, 유한한 지능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이러한 자원 낭비를 원천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일단 실행’이 불러오는 비효율과 자원 낭비

인공지능과 협업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사용자가 “이런 기능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순간, AI는 “네, 알겠습니다!”라며 즉시 코드를 짜 내려가기 시작한다. 사용자는 처음에 AI의 속도에 감탄하지만, 10분 뒤 결과물을 확인하면 머리를 싸매게 된다. 정작 중요한 보안 설정을 빼먹었거나, 기존 시스템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엉뚱한 라이브러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AI의 ‘추론 구조’에 있다.
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은 다음에 올 가장 확률 높은 단어를 예측하며 문장을 이어가는 구조다.
즉, 행동하기 전에 ‘멈춰서 생각하는 단계’가 기본 설정이 아니다. 보리스 체르니는 이를 AI의 ‘성급한 실행 편향(Action Bias)’이라 규정했다.
이 편향을 강제로 억제하고 인간의 승인 루프를 끼워 넣는 것이 바로 Plan Mode Default 전략의 핵심이다.

1. 방향 상실: 구체적인 설계 없이 코딩이나 문서 작성을 시작하면, 중간에 논리적 오류를 발견해도 이를 무시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경향이 있음
2. 재작업의 발생: 완성된 후에야 요구사항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하므로 막대한 시간이 낭비됨
3. 품질 저하: AI가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하면 ‘작업 기억(컨텍스트 창)’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앞서 말한 규칙을 잊거나 결과물의 일관성이 떨어짐

보리스 체르니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계획 우선’ 원칙과 업무를 분산하는 ‘서브에이전트’ 전략을 제시한다

2. Plan Mode Default: 실행 전 승인 단계의 의무화

‘Plan Mode Default’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기 전, AI가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사용자에게 먼저 보고하도록 강제하는 규칙이다

ㄱ. 사고의 가시화와 사전 정렬

AI는 코드를 작성하거나 텍스트를 생성하기 전, 다음 질문들에 대한 답을 먼저 문서로 작성해야 한다

1. 현재 상태 분석: 현재 코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떤 파일들이 연관되어 있는지 먼저 나열한다
2. 해결 접근 방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논리를 사용할 것인지 설명한다. (예: “A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가져와 B 필터로 거른 뒤 C 화면에 출력하겠습니다.”)
3. 예상되는 부작용(Side Effects): 이 작업을 수행했을 때 다른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미리 짚어낸다.
4. 사용자 승인 지점: “이 계획이 맞습니까? 승인하시면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명확한 중단점을 만든다.

사용자는 이 계획을 검토하고 방향이 맞을 때만 실행 승인을 내린다. 이는 마치 건물을 짓기 전 설계도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과 같다.

ㄴ. 검증 단계의 사전 설계

구현 계획뿐 아니라, 작업이 끝난 후 어떻게 ‘잘 되었는지’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테스트 계획도 이 단계에서 수립한다.
무엇을 어떻게 확인할지 미리 정해두면 검증 과정이 허술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 Subagent Strategy: 지능의 효율적 분업

AI 모델이 가진 기억력과 집중력은 한정되어 있다
보리스 체르니는 메인 AI가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하는 대신, 보조적인 임무를 수행할 ‘서브에이전트’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ㄱ. 컨텍스트의 오염 방지

하나의 AI가 리서치, 분석, 요약, 작성을 모두 수행하면 대화 내용이 길어져 중요한 맥락을 놓치게 된다

1. 메인 에이전트: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최종 결과물을 조율한다.
2. 서브에이전트: 자료 조사나 특정 데이터 추출 등 단일하고 구체적인 임무만 수행한다

ㄴ. 1인 1업무(One task per subagent) 원칙

서브에이전트 하나에는 반드시 하나의 명확한 임무만 부여한다.
“조사도 하고 요약도 해줘”라고 시키는 것보다 “조사만 해줘”라고 시킨 뒤 그 결과를 받는 것이 훨씬 정교한 결과물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각 에이전트는 깨끗한 컨텍스트 상태에서 최상의 품질을 낼 수 있다.

4. 비개발자를 위한 적용 사례: 기획서 작성

이 전략을 일반적인 기획 업무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흐름이 만들어진다.

1. 계획 수립 (Main AI): 기획서의 목차와 핵심 타겟, 포함될 통계 데이터의 종류를 먼저 제안하고 승인받는다.
2. 분업 (Subagents): 서브에이전트 A는 경쟁사 사례를 조사하고, 서브에이전트 B는 관련 통계 자료를 수집한다.
3.통합 (Main AI): 서브에이전트들이 가져온 깨끗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메인 AI가 최종 기획서를 완성한다.

5.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보리스 체르니 워크플로우의 두 번째 단계는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 계획을 먼저 세우고 지능 자원을 적절히 분배함으로써, AI는 비로소 통제 가능한 수준의 생산성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AI에게 업무를 던져주기 전, 반드시 설계도를 가져오라고 명령해야 한다. 이어지는 시리즈 3편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시니어 전문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검증하고 다듬는 ‘완료 전 검증’과 ‘우아함의 요구’ 전략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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