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로 본 조직 문화와 HR 평가 제도 개선법 5가지

[참고 글]

1.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로 본 조직 문화와 HR 평가 제도 개선법 5가지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외부의 경쟁사가 아니라 내부에 숨어 있는 잘못된 평가 제도일 수 있다.
한때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호령하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2000년대 들어 구글과 애플에 밀리며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던 결정적인 원인 역시 기술력의 부재가 아니었다.
바로 내부 직원들을 소모적인 내분으로 몰아넣었던 상대평가 제도, 즉 ‘스택 랭킹(Stack Ranking)’ 때문이었다.

많은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뛰어난 성과자를 가려내기 위해 스택 랭킹과 같은 강제 등급 할당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시스템이 잘못 설계되면 똑똑한 인재들이 무능력자로 몰리고, 정보 독점과 사내 정치가 득세하며, 조직 전체의 생존력이 저하된다.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조직 개편과 HR 혁신을 고민할 때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를 반드시 복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 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잘못된 평가 제도가 현장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과 시스템 개편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2.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잔혹사, 잘못된 인센티브가 만든 현장의 비극

저널리스트 커트 아이헨발트(Kurt Eichenwald)의 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직 및 전직 임원 수십 명과의 인터뷰와 수천 건의 내부 문서 분석 결과에서 매우 공통적이고 치명적인 패턴이 발견됐다.
회사는 성과주의를 표방하며 6개월마다 직원들을 강제로 서열화했으나, 현장의 직원들은 회사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행동했다.
이것은 직원들의 도덕성이 해이해져서가 아니라, 제로섬(Zero-sum) 게임이라는 게임의 규칙에 적응한 가장 합리적인 생존 본능의 결과였음이 밝혀졌다.

ㄱ. 슈퍼스타와의 협력을 회피하고 약한 팀을 찾아 떠난 인재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자들과 핵심 인재들은 최고 성과자, 즉 ‘슈퍼스타’와 함께 일하는 것을 극도로 피했다.
그 이유는 명백했음. 한 팀 안에서 정해진 비율에 따라 상중하 등급을 나누어야 하는 상대평가 구조에서는 뛰어난 동료와 같은 팀이 되는 순간 자신의 상대적 성과가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개발자라 할지라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슈퍼스타 옆에 있으면 하위 등급으로 밀려나 실직이나 연봉 삭감의 위협을 받아야 했음.

결국 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약한 팀’을 찾아 나서는 전략을 선택했음.
이는 국가적, 기업적 차원에서 볼 때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음. 획기적인 신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최고의 인재 조합은 결코 결성되지 못했음.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였다가 누군가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쓸 인재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재들이 중요 프로젝트에 집중되지 않고 온 동네로 분산되면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은 점점 지연될 수밖에 없었음.

ㄴ. 정보를 독점하고 동료의 발목을 잡는 가짜 협력의 일상화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동료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자신의 경쟁 우위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해 행위와 다름없었음.
한 직원은 당시의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증언했음. “기능 담당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공공연하게 방해합니다. 제가 배운 가장 값진 것 중 하나는 동료들에게 예의 바른 척하면서도 순위에서 앞서 나가지 못하도록 필요한 만큼만 정보를 숨기는 것이었습니다.”

동료가 일을 잘하도록 돕는 행위는 자신의 순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음.
이에 따라 정보를 숨기고 독점하는 것이 사내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고의 전략으로 자리 잡았음.
실질적인 업무 도움은 전혀 주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협력하는 척 흉내만 내는 문화가 팽배해졌음. 지식 공유가 생명인 IT 기업에서 지식의 폐쇄화가 진행되면서 조직의 집단 지성은 완전히 붕괴했음.

ㄷ. 장기 혁신을 마비시킨 단기 성과주의와 사내 정치의 득세

6개월마다 실시되는 정기 평가 구조는 직원들과 팀장들을 단기 성과에만 목매게 만들었음.
3년, 5년이 걸리는 대형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컸음. 당장 6개월 뒤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으면 다음 기회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두가 당장 눈에 보이는 자잘한 실적에만 집착했음.

더하여 높은 순위를 보장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보다 자신의 상사 및 타 부서 상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었음.
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이라는 본질적인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사내 라인 타기와 보고서 꾸미기, 상대방을 은밀히 음해하는 사내 정치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음.

구분스택 랭킹(상대평가) 적용 시 현상정상적인 조직이 지향해야 할 방향
팀 구성우수 인재 기피, 약한 팀 탐색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융합 팀 결성
지식 공유정보 독점, 은밀한 업무 방해투명한 정보 공유, 자발적 멘토링
업무 목표6개월 단위 단기 실적, 사내 정치장기적 제품 혁신, 고객 가치 창출
동료 관계짓밟아야 할 경쟁 상대함께 파이를 키우는 협력 파트너

3.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선택, 똑똑한 인재가 무능력자로 몰리는 이유

스택 랭킹 시스템이 지닌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조직 내에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시스템에서도 살아남지 않겠는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수의 집단이 생존을 위해 정치적으로 결탁하고 특정 인재를 배척하기 시작하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인재라도 한순간에 무능력자나 조직 적응 실패자로 몰릴 수 있다.

ㄱ. 평범함의 평화와 하향 평준화의 악순환

조직행동론에서는 이를 ‘집단적 견제에 의한 인재 소외’ 현상으로 설명한다.
뛰어난 실력과 열정을 가진 인재가 팀에 들어오면, 기존의 평범한 구성원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저 사람이 A등급을 독식하면 자신들이 B, C, D등급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해당 인재에게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협조를 거부하며, 작은 실수나 흠집을 부각하여 “혼자 유난 떠는 사람”, “팀워크를 해치는 부적응자”로 낙인찍는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인재들은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것을 포기하고 사내 정치에 타협하여 적당히 살아가거나, 혹은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결국 조직에는 실질적인 개발 능력이나 업무 전문성은 전혀 없지만, 눈치 빠르고 사내 정치에 능한 ‘무능한 정치꾼’들만 남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시장의 초기 주도권을 애플과 구글에 허무하게 넘겨주었던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인재의 하향 평준화와 역선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4. 제로섬 평가 폐지만으로 사내 정치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상대평가를 없애고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절대평가를 도입하여 제로섬 구조를 파괴하더라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리소스(승진 자치, 연봉 인상 예산, 성과급 총액 등)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 ‘상중하’나 성과 격차가 존재하는 한, 남을 음해하거나 공을 착복하려는 시도는 언제든 다시 머리를 들 수 있다.

ㄱ. 평가 구조에 따른 음해 및 모함의 파괴력 비교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내 정치는 그 성격과 파괴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1. 상대평가(제로섬)에서의 모함
    : 동료의 실패가 나의 직접적인 이득으로 연결된다. 내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동료를 모함하여 하위 등급으로 밀어 넣으면 나는 생존할 수 있다. 남을 짓밟는 행위의 가성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모함이 조직 전체로 전염된다.
  2. 절대평가/팀 보상 중심에서의 모함
    : 동료를 모함하여 그의 업무를 방해하면 팀 전체의 성과가 떨어지고, 이는 나에게 지급될 성과급이나 팀 예산의 축소로 이어진다. 즉, 동료의 발목을 잡는 행위가 나에게도 손해로 돌아오기 때문에 음해의 유인이 크게 줄어든다.

결국 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사내 정치를 0%로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동료를 음해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를 극대화하고, 동료와 협력할 때 얻는 보상을 극대화하는 판”을 짜는 과정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5. 리더십의 한계와 무능한 관리자가 조직을 망치는 방식

아무리 훌륭한 인사 평가 제도를 설계하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현장 리더(관리자)가 무능하고 정치적이라면 그 제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실무 능력보다는 상사에게 아부하고 성과를 잘 포장하는 정치형 인물이 리더 자리를 꿰차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ㄱ. 피터의 법칙과 정치형 리더의 득세

경영학의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수준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실무 개발자로서 뛰어났던 사람이 관리자로 승진한 뒤 리더십 부재를 드러내기도 하고, 반대로 실무 능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보고서 작성과 라인 타기로 승진을 거듭하는 관리자도 존재한다.

정치형 리더가 조직을 맡게 되면 다음과 같은 악순환이 발생한다.

  • 성과 착착 및 숟가락 얹기
    : 팀원들이 밤낮으로 고생하여 만들어낸 실질적 성과를 자신이 한 것처럼 포장하여 상층부에 보고함.
  • 실력 있는 부하 직원 견제
    : 자신보다 똑똑하고 실무를 잘 아는 직원이 나타나면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까 두려워 해당 직원을 무능력자로 몰아가거나 핵심 프로젝트에서 소외시킴.
  • Yes-Man 우대:
    리더의 입맛에 맞는 말만 하고 사내 정치에 동조하는 사람에게 최고 등급을 부여함.

최고경영진(CEO)은 현장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일이 알 수 없다.
상층부는 오직 잘 정리된 보고서와 매끄러운 말변사로 봉사하는 정치형 리더를 ‘일을 잘하는 능력자’로 오인하기 쉽다. 이러한 상태가 방치되면 조직은 내부에서부터 급격히 썩어 들어가게 된다.

6.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극복 사례, 사티아 나델라의 HR 혁신 5가지 전략

그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절망적인 스택 랭킹의 늪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
2014년 새로운 CEO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택 랭킹을 완전히 폐지하고, 리더십과 평가 메커니즘을 혁신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그 구체적인 5가지 개선 전략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의 HR 평가 혁신 3대 축]

  1. My Impact (개인의 성과)
  2. Leveraging Others (타인의 성과 활용 및 기여)
  3. Contributing to Others (타인의 성공에 대한 직접적 기여)

ㄱ. 스택 랭킹 완전 폐지 및 절대평가 도입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먼저 6개월마다 직원들에게 등급을 매기던 상대평가 제도를 완전히 폐기했다. 정해진 비율에 맞춰 누군가를 반드시 C, D등급으로 내몰아야 했던 강제 등급 할당 제도를 없앰으로써, 팀원들이 서로를 ‘짓밟아야 할 적’이 아닌 ‘함께 승리해야 할 동료’로 인식하도록 판을 새로 짰음.

ㄴ. 평가 항목에 ‘협업’과 ‘기여’의 필수 반영

단순히 “개인이 무엇을 달성했는가”만을 평가하지 않고, 평가 요소에 타인과의 협력 지표를 강력하게 연동시켰음.

  • 타인의 성과 활용(Leveraging the work of others)
    : 다른 사람이나 다른 팀이 만들어놓은 성과와 지식을 가져와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가?
  • 타인의 성공에 기여(Contributing to the work of others)
    : 동료가 성과를 내도록 내가 지식과 시간을 얼마나 나누어 도왔는가?

이러한 평가지표 도입으로 인해 지식을 독점하거나 동료를 방해하는 사람은 아무리 개인 실적이 뛰어나도 결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음.

ㄷ. 다면 평가(360도 피드백)와 객관적 데이터 확보

단 한 명의 상사가 평가권을 독점할 때 발생하는 정치질을 막기 위해 함께 일한 동료, 협업 부서의 담당자, 하위 직원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다면 평가 시스템을 강화했음.
특정 상사 한 사람만을 속이거나 정치 라인을 타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며, 개인의 실제 기여도와 공유 문서, 코드 기여 내역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평가의 기준이 되도록 만들었음.

ㄹ. 지속적인 성과 관리와 ‘성장 마인드셋’ 이식

6개월마다 단칼에 잘라 평가하던 단기 평가 방식을 버리고, 연중 수시로 상사와 직원이 대화하며 방향성을 정립하는 ‘커넥트(Connect)’ 시스템을 구축했음. 과거의 성과를 놓고 벌을 주는 평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문화를 회사 전체에 이식했음.

ㅁ. 리더십 역할의 재정의와 정치형 관리자 퇴출

사티아 나델라는 리더의 정의를 새로 내렸음. 관리자의 역할은 위로 보고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치워주고, 부서 간 장벽을 허물어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규정했음. 팀원의 성과를 착복하거나 사내 정치를 일삼는 관리자들은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고 리더 직위에서 퇴출시켰음.

7.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과 리더의 시사점

스택 랭킹 마이크로소프트 비극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하다. 직원들의 행동은 개인의 도덕성이나 인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경영진이 만들어놓은 인센티브 구조와 평가 시스템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동료의 성공을 돕는 것이 나의 경력에 해가 되고, 지식을 독점하는 것이 사내 평가에서 유리하다면 직원들은 당연히 지식을 숨기고 동료를 방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도덕적 실현의 문제가 아닌 인센티브에 대한 인간의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이다.

따라서 현명한 경영진과 HR 리더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 우리 회사의 평가 시스템은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도록 만드는가, 아니면 서로를 견제하게 만드는가?
  • 우리 회사의 관리자들은 진짜 일을 하는 인재를 보호하는가, 아니면 정치를 잘하는 사람을 등용하는가?
  • 개인의 성과만큼 타인의 성공에 기여한 공로를 정당하게 보상하고 있는가?

올바른 인센티브 구조와 공정한 리더십이 결합할 때, 비로소 인재들은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고 조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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